2007년 04월 15일
난 알고 있다.


 온라인 상의 생각없는 즉흥적 글쓰기가 얼마나 편협하고 속된, 뒤엉켜 버린 머릿 속의 실타래를 질질 풀어놓는 짓인지.

 그것은 무책임한 배설행위와 다름없다.
 새벽녘, 한밤을 뜨거운 전장의 기운으로 달구었던 일군의 넥타이부대에서 낙오한 몇몇 사내들을 본 적이 있는가?
 낙오자의 최후는 이렇다. 보는 이로 하여금 다채로운 감정의 스펙트럼을 불러일으키는 예술적 열정으로 충만한,
 그 연극적 행위의 낭만어린 치기. 비극과 희극이 적절하게 배합된 그들의 연극은 자연스레 커튼콜의 그 순간-그 마
 지막-으로 이어진다. 차가운 길바닥에 서서히 무너져내리는 주인공의 아름다운 최후. 아, 여기에 배급받은 군량을
 게워내는 건 수컷의 본능 정도로 생각하자. 이때 진한 연민(어이구, 무슨 일이라고)과 가벼운 조소(근데 뭔 술을
 그렇게 많이 먹어서) 그리고 한켠에 살며시 고개를 치켜든 분노(저새끼는 기본 매너도 없나) 
   

 사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온라인 상의 '생각없고 즉흥적'인 글쓰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인간이란 동물만이
 자신을 객관화 시켜 보는 짓을 하듯이 역시 인간이란 동물만이 자기합리화가 가능하다. 여기서 나는 비트 제네레
 이션의 잭 케루악을 떠올리며, 담배 한모금을 떠올린다. 아 그땐 정말 낭만적이었지 아마! 조금은 한물 간 개그인
 데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는 아직도 유효하다. 그 명쾌한 아포리즘, 명쾌한 개그, 명쾌한 문장!
 
 한때 무절제함 무질서함 게으름이 주는 자기 파괴의 쾌감에 깊이 빠졌던 적이 있다. 아마도 수능을 마친 고3에서
 군 입대 직전까지의 2년 좀 안되는 기간으로 기억하는데, 관계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면서, 갖은 잘난척은 혼자 다
 하고 상처받고 동굴 깊숙한 곳에서 울부짖는 불쌍한 수컷은 - 당시엔 몰랐지만 - 서서히 몰락해가고 있었다. 
      
 -계속
by 하랑 | 2007/04/15 15:34 | 백일몽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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